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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데 자동차로 가려면 캐나다를 지나야 하는 마을

by 오디의 오지랖수첩 2026. 8. 16.

미국에 있는 마을인데, 미국에서 자동차를 타고 가려면 반드시 캐나다를 지나야 한다면 믿으시겠나요?

 

실제로 미국 워싱턴주에는 이런 곳이 있습니다. 이름은 포인트 로버츠입니다.

 

지도만 보면 "국경을 잘못 그린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한 위치에 있습니다.

 

포인트 로버츠는 왜 미국에서 떨어져 있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170년이 넘은 국경의 역사 속에 있습니다.

 

미국인데 자동차로 가려면 캐나다를 지나야 하는 마을
미국인데 자동차로 가려면 캐나다를 지나야 하는 마을

1. 미국 땅인데 왜 캐나다 아래에 붙어 있을까?

 

포인트 로버츠는 미국 워싱턴주에 속해 있는 작은 지역입니다. 하지만 미국 본토와 육지로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도를 보면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캐나다 서쪽의 트와센 반도가 아래쪽으로 길게 내려와 있는데, 이 반도의 가장 남쪽 끝부분만 미국 땅입니다.

 

쉽게 말하면 기다란 반도의 위쪽은 캐나다이고 맨 아래쪽만 미국인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 워싱턴주에서 자동차를 타고 포인트 로버츠로 가려면 조금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먼저 미국에서 캐나다로 들어갑니다. 캐나다 땅을 달린 뒤 다시 국경을 넘어 미국 포인트 로버츠로 들어가야 합니다.

 

미국 → 캐나다 → 다시 미국

 

이런 이동을 해야 같은 미국 안의 다른 지역에 도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바다나 비행기를 이용한다면 반드시 캐나다를 지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육로 이동을 하려면 캐나다를 통과해야 합니다.

 

포인트 로버츠의 면적은 약 12.6㎢ 정도로 작은 편입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0년 인구조사 당시 이곳에는 약 1,200명​이 살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거의 없는 빈 땅도 아닙니다. 실제 주민들이 살고 있고 집과 상점, 학교 등이 있는 생활 공간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캐나다와 바로 붙어 있고 미국의 다른 지역과는 떨어져 있는데 왜 굳이 미국 땅으로 남아 있는 것일까요?

 

누군가 실수로 국경선을 잘못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포인트 로버츠가 이렇게 된 이유를 알려면 1800년대 미국과 영국이 북아메리카의 국경을 정하던 시기로 돌아가야 합니다.

 

 

2. 지도에 그은 직선 하나가 만든 특별한 미국 땅

 

1800년대에는 지금의 미국 북서부와 캐나다 서부 지역의 국경이 오늘날처럼 완전히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영국은 이 지역을 두고 오랫동안 협상했습니다. 당시 지금의 캐나다는 아직 현재와 같은 독립 국가가 아니었고 영국의 영향 아래에 있었습니다.

 

두 나라가 협상을 벌인 끝에 1846년 오리건 조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이 조약을 통해 북아메리카 서쪽 지역에서 미국과 영국령 사이의 국경을 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만들어졌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북위 49도선이었습니다.

 

위도는 지구에서 위치를 나타내기 위해 지도에 표시하는 가상의 선입니다. 쉽게 말하면 지구에 가로줄을 여러 개 그어 놓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두 나라는 북위 49도선을 따라 국경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바다와 섬이 있는 서쪽 끝에서는 별도의 경계 규칙도 적용됐습니다.

 

문제는 트와센 반도의 끝부분이었습니다.

 

이 반도는 북위 49도선을 넘어 남쪽으로 조금 내려와 있었습니다.

 

정해진 기준대로 국경선을 그으면 49도선 위쪽은 영국령이 되고, 선 아래쪽의 반도 끝부분은 미국 영토가 됩니다.

 

그 결과 포인트 로버츠가 미국의 다른 육지와 떨어진 채 남게 된 것입니다.

 

즉, 지도 제작자가 반도의 존재를 모르고 실수로 선을 그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두 나라가 협상을 통해 정한 국경 기준을 실제 지형에 적용하면서 독특한 모습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국경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도에서 보면 아주 작은 지역이지만 포인트 로버츠에는 170년이 넘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 있는 셈입니다.

 

 

3. 미국을 가기 위해 국경을 두 번 넘는 사람들

 

포인트 로버츠의 특별한 위치는 지도에서만 재미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의 일상에도 영향을 줍니다.

 

포인트 로버츠 주민이 자동차를 타고 미국 워싱턴주의 다른 지역으로 간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먼저 포인트 로버츠에서 국경을 넘어 캐나다로 들어갑니다.

 

그다음 캐나다를 지나 남쪽으로 이동한 뒤 다시 미국 국경을 통과해야 합니다.

 

같은 미국 안에서 이동하는 것인데 국경을 두 번 통과하게 되는 셈입니다.

 

이 독특한 구조는 코로나19가 퍼졌던 시기에 특히 큰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2020년 미국과 캐나다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 이동을 제한하면서 포인트 로버츠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미국의 다른 지역으로 육로를 이용해 이동하려면 캐나다를 거쳐야 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는 이후 포인트 로버츠 주민들이 캐나다를 통과해 미국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예외적인 이동 규정을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례를 보면 국경선 하나가 사람들의 실제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포인트 로버츠는 지리적으로 캐나다와 매우 가까운 곳이지만 행정적으로는 미국 워싱턴주에 속합니다.

 

이처럼 자기 나라의 주요 영토에서 떨어져 있는 땅을 외지라고 부릅니다. 어려운 말처럼 보이지만 뜻은 간단합니다.

 

'우리나라 땅인데 다른 지역과 떨어져 있는 곳'​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세계에는 포인트 로버츠처럼 특이한 국경 때문에 다른 나라를 지나야 쉽게 갈 수 있는 지역들이 더 있습니다.

 

하지만 포인트 로버츠는 특히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전쟁으로 빼앗긴 땅이나 최근에 만들어진 지역이 아니라, 19세기에 정한 국경선과 실제 반도의 모양이 만나면서 만들어진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포인트 로버츠는 미국 워싱턴주에 속하지만 미국의 다른 지역과 육지로 직접 이어져 있지 않습니다.

 

자동차로 이동하려면 미국에서 캐나다로 들어갔다가 다시 미국으로 들어오는 독특한 이동을 해야 합니다.

 

이런 지역이 생긴 중요한 배경에는 1846년 미국과 영국이 체결한 오리건 조약이 있습니다. 북위 49도선을 국경의 주요 기준으로 삼으면서 반도의 남쪽 끝부분이 미국 영토로 남게 된 것입니다.

 

처음 지도를 보면 누군가 실수로 선을 그은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포인트 로버츠의 이상한 모양에는 미국과 영국이 국경을 정했던 1800년대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지도 속 이상한 선들은 아무 이유 없이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지도에 남은 작은 땅 한 조각에도 수백 년 전 사람들이 내린 결정과 역사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